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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채금리 연동 DLS…원금 전액 손실 구간 진입

-홍콩 시위 격화에 관련 증시 ELS 투자자도 불안

▲ /금융감독원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혔던 파생결합증권(DLS)이나 주가연계증권(ELS) 일부 상품이 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원인은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충격이 될 수 있는 '블랙스완'이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당초 예상과 달리 선진국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독일 국채 10년물의 경우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0.2% 아래로 내려갔다.

DLS·ELS는 금융시장 움직임에 따라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대박'이 불가능한 중수익으로 제한해놨다. 반면 입게 되는 손실은 가능성은 낮지만 원금 전체를 날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제2의 키코사태로 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졌다. 이미 소비자 소송은 추진 중이다.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서 관련 ELS 투자자들도 불안에 떨게 됐다. 특히 홍콩H 지수를 기초로 한 국내 ELS 미상환 잔액은 42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DLS·ELS 발행액은 115조9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4조원이 넘게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분기 DLS·ELS 발행액은 2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13조7000억원으로 110조원을 넘어섰다.

DLS·ELS는 기초 자산의 가격이 일정 범위 이내에서만 움직이면 연 5% 안팎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ELS가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면 DLS의 기초자산은 금리나 환율, 신용 등까지 가능하다. 일정 범위는 상품마다 다르지만 가입 당시 가격보다 40~6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저금리 시대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을 모두 날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이 올해 3∼5월 판매한 파생결합펀드(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에 투자했다. 6개월 만기까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4%가 넘는 수익을 준다.

상품을 판매할 때도 2000년 이후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하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이 강조됐지만 지난 15일(현지시각) 기준으로 사상 최저 수준인 -0.718%를 기록했다. -0.2%를 기준으로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며, -0.7%면 원금손실률 100%다.

▲ /금융감독원

DLS 상품 '깡통' 주의보에 이어 ELS 역시 비상등이 켜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중복계산)으로 하는 ELS 발행규모는 4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ELS 발행액 가운데 절반이 넘는 63.8%를 차지한다.

올해는 비중이 더 늘었다. 상반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중복계산)으로 한 ELS 발행액은 32조2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ELS 발행액의 67.5%를 차지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미상환 잔액은 42조5999억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3일 기준 항셍차이나기업지수(HSCEI) 9847, 항셍지수(HSI) 2만5281로 전년 말 대비 각각 -2.7%, -2.2% 하락한 수준"이라며 "홍콩 주가지수 연계 ELS 투자자가 원금손실구간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