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짤닷컴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글로벌 제조업 생산 부진 현황과 배경 및 시사점'

▲ 2010년대 이후 글로벌 경기 수축국면. /한국은행

최근 글로벌 제조업 생산 부진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둔화 정도가 지난 2015년 중국 경기 악화 당시보다 더 나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무역분쟁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된 영향이다. 우리나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18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글로벌 제조업 생산 부진 현황과 배경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부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제조업 생산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 5월 1.3%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 두 차례 있었던 제조업 수축국면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2010년대 이후 글로벌 경기수축국면을 보면 2011년부터 2013년 2월까지(수축국면1)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5%로 유럽 재정위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 2014년 4월부터 2016년 5월까지(수축국면2)는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0.9%까지 떨어졌다.

경기수축 속도는 더 빨라졌다. 지난 2017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산업 생산 증가율의 월평균 하락폭은 0.16%포인트로 중국 경기가 나빴던 수축국면2(0.11%포인트) 때보다 1.5배 높았다.

지난달 기업의 생산 업황을 나타내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의 저점(48.8)보다 높지만 중국 경기둔화 시기의 저점(50.2)보다는 낮다.

최근 글로벌 제조업 생산은 교역·투자와 연관성이 높은 품목, 국가에서 부진을 주도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계장비 생산 증가율이 글로벌 투자 축소 등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크게 하락했다. 경기동행성이 낮은 자동차도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에 따른 생산차질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부진했다.

가공단계별로는 소비재가 확장적 거시정책, 고용 여건 개선 등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인 반면 자본재·중간재의 경우 PMI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주요국들의 생산이 동시에 부진했던 과거 수축국면과 달리 최근 수축국면에서는 유로지역과 일본의 둔화세가 뚜렷한 양상을 보였다.

▲ 글로벌 경제정책 불확실성. /한국은행

이 같은 글로벌 제조업 생산 부진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교역위축(무역경로)과 투자감소(불확실성 경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신흥국간 분업체계 약화도 교역, 생산을 더욱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세계경제 여건을 보면 최근까지도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글로벌 제조업 생산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개최된 G20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추가 관세 부과 발표, 환율조작국 지정 등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합의 없이 유럽연합(EU) 탈퇴)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기조가 기업들의 대체국과 자국으로의 생산공장 이전 등으로 글로벌 공급체인의 조정을 수반할 경우 제조업 생산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다국적기업의 경우 향후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제조업 생산 부진이 보호무역 기조 강화, 글로벌 공급체계 약화 등 통상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 시계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