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과는 다르다" 꼼꼼한 MB, '본게임' 적극 방어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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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옥중조사'를 완강히 거부해 온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에선 방어권을 적극 행사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준비기일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공판준비기일은 1회 공판기일 전에 재판부가 검사, 변호인 등과 사건의 쟁점(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확인하고 증거조사 계획도 세우는 절차다. 피고인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정리된 재판의 쟁점과 각종 증거들을 변호인들과 꼼꼼히 분석해 '본게임'인 공판기일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으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22일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재판에 넘겨진 4월 9일에는 구속 전 준비해 둔 글을 통해 '정권의 하수인이 된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아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구속 당시에는 전날 새벽 미리 작성한 편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등 매 기점마다 철저한 준비성을 보여왔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돼 5차례에 걸친 옥중조사를 받고, 따로 입장문을 내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구속 연장이 결정된 지난해 10월 법정에서 재판 거부 선언을 한 뒤, 지난달 6일 징역 24년을 선고받을 때까지 불출석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상황에 관계 없이 법정에서 자신의 방어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구속 전날 태도가 젊은 시절 감옥에 갔을 때와 같았다.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세"라며 "계산에 워낙 밝고 꼼꼼해서 박 전 대통령과는 다른 태도로 재판에 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공판준비기일에선 그의 다스 실소유 여부를 판가름할 증거들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의 110억원대 뇌물 혐의 상당 부분은 '삼성의 60억원대 다스 소송비 대납'이 차지한다. 검찰은 그를 다스의 실소유주로 보고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주주나 임원이 아니므로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340억원대 다스 횡령 혐의 역시 이 전 대통령의 회사 실소유 여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