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인상 100일] 비용 증가 압박에 알바 고용주도 채용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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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모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임지윤(22) 씨는 카페 알바를 구하고 있지만 매번 허탕이다.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에 역세권 알바를 검색하면 채용 공고는 수 백 개가 뜨지만, 대부분 '바' 등 성인알바나 풀타임의 임시직 공고가 반 이상이다. 학교 수업과 취업 준비를 해야해 시급 알바를 찾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건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생이다. 임금 인상 압박을 받은 고용주가 알바 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임 씨는 "음식점을 하시는 할머니도 바쁜 시간대엔 대학생 알바를 쓸지 고민하셨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알바 구하기 힘들다는 말에 100%까진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크게 올랐지만, 실제로 최저임금을 다 받지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알바생 5명 중 1명 꼴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10일 아르바이트포털 알바천국이 청소년근로권익센터와 함께 지난 3월12~26일까지 올해 1~2월 사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전국 회원 1378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5명 중 1명(20.9%)은 올해 시간당 최저시급 7530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7530원을 받았다는 알바생은 50%였고, 최저임금을 초과해 받았다는 응답자는 29.1%였다.
특히 '만 15세~18세 학교밖 청소년' 중 32.5%가 최저임금 이하를 받아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만 15세~18세 학교에 다님(24.5%)', '만 19세 이상 성인(20.8%)', '만 19세 이상 대학생(16.9%)'순이었다.
수령 요건을 갖췄음에도 퇴직금을 받은 알바생은 소수에 불과했다.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에 따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4주간 평균 1주 15시간 이상, 만 1년 이상 근무 후 퇴직경험이 있는 알바생 263명 중 퇴직금을 받은 비율은 36.5%에 그쳤다.
최저임금이 오르자 비용 증가 압박을 받은 고용주들이 알바 채용을 줄였다. 실제로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고용주 675명을 설문한 결과 절반이 넘는 54%가 올해 알바 채용을 줄였다고 했다. 이들 중 61.9%는 고용을 줄인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채용을 늘린 고용주는 7.9%에 불과했다. 알바 채용을 줄이기로 한 사업장을 보면 법인 사업장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60.0%)과 개인사업장(55.1%)에서 높았다. 특히 고용주들이 채용하는 알바생 근무형태는 ▲파트타임 근무 알바생(68.5%)이 가장 많았고, ▲풀타임 근무 알바생(27.0%), ▲대체근무 알바생(4.5%) 순으로 단시간 근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용주 10명 중 약 8명은 최저임금 인상 후 어려움을 호소했고, 그 이유로 '큰 폭으로 오른 인건비', '주휴수당 등 덩달아 오른 수당', '최저임금 인상에 맞춘 원자재가 상승' 등 비용 증가의 어려움이 대다수였다. /한용수·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