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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위험 고령운전자 줄이자”… 노인들 면허 자진반납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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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 교통선진국을 가다
일본의 고령 운전자 면허 관리

 《 일본은 세계에서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고령 초기인 65세 이상 운전자가 1700만 명, 고령 후기에 해당하는 75세 이상 운전자도 478만 명이나 된다. 교통안전 선진국이지만 일본 정부가 고령 운전자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이유다. 그래서 일본은 △고령 운전자 교통권 일부 제약 △고령자 친화형 교통시설 확충 등 노인들의 안전한 이동권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덕분에 일본의 6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0년 2489명에서 2013년 2309명, 지난해 2247명으로 조금이나마 계속 줄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고령화 속도뿐 아니라 노인 교통사고 증가세도 가파르다. 2010년 547명이었던 6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3년 737명에서 지난해 815명을 기록했다. 》


○ 자발적 면허 반납 늘려 가는 일본

일본 도야마 시 도야마자동차강습소에서 노인들이 운전면허 갱신 시험(위쪽 사진)과 인지능력 검사(아래쪽 사진) 등을 받고 있다. 현재 일본의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치매가 확인되면 면허가 취소되지만 내년 3월부터는 사고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 때 치매 의심환자로 판정되면 면허가 취소된다. 도야마=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이제 운전하는 데 한계가 왔어요.”

 이달 초 일본 도쿄(東京)의 사메즈 운전면허센터 앞. 자전거를 타고 면허센터를 찾은 다카노(高野·80) 씨는 ‘면허반납증’을 보여 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55년간 단 한 번도 사고를 내지 않은 모범 운전자다. 그러나 다카노 씨는 “최근 운전하다 갑자기 끼어든 차량 때문에 놀란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가족도 더 이상 내가 운전하기를 원하지 않아 고민 끝에 면허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다카노 씨는 이날 면허증을 반납한 대신 1년간 1000엔(약 1만 원)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실버패스(고령자 교통카드)를 받았다.

 다카노 씨처럼 일본에서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해 도쿄에서만 3만5707명. 최근 10년간 도쿄에 사는 노인 12만7000여 명이 면허를 반납했다.

 일본 정부가 운전면허 반납 제도를 도입한 건 1988년. 하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면허 반납은 전국에서 연간 수천 명에 그칠 정도로 참여가 저조했다. 오쿠이 노부타카(奧井信孝) 도야마(富山) 시 생활안전교통과 차장은 “2000년대 중반 노인 교통사고가 급증하면서 시 차원에서 면허 반납 인센티브를 도입했다”며 “대중교통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하자 면허 반납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는 온천·슈퍼마켓 이용권 또는 대중교통 할인권 등을 제공해 면허 반납을 독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운전면허 자진 반납에서 더 나아가 강제적인 면허 취소까지 준비 중이다. 올 10월 28일 일본 요코하마(橫濱) 시에서 87세 노인이 몰던 트럭이 등굣길 학생들을 덮쳐 초등생 1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현장에는 급제동을 나타내는 스키드 마크(타이어 자국)도 없었다. 사고 운전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치매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2013년 63건, 2014년 75건에서 지난해 78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교통사고 후 의사 진단을 통해 치매로 판명된 경우만 따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75세 이상 노인의 운전면허 갱신 때 치매 검사를 의무화했다. 또 의심 환자로 진단되면 교통사고 전력이 없어도 면허를 취소시킬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치매로 판정되면 운전면허를 취소한다. 강화된 도로교통법은 내년 3월 시행된다. 미야지마 히레가쓰(宮島秀和) 도야마 현 경찰청 교통계획과 차장은 “강화된 규정 때문에 앞으로 면허를 갱신하지 못하는 노인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사고 위험이 큰 노인 운전자를 미리 보호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 늘어나는 고령 인구에 특단의 대책 고심

 심각한 질환은 없지만 신체 능력이 떨어진 노인 운전자를 위한 교통안전시설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도쿄의 주요 간선도로 307곳에는 도로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형광 표지판이 있다. 도로 입구를 착각해 역주행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나들목 23곳에는 역주행 경보장치도 있다.

 노인 운전 차량임을 알려주는 ‘실버 마크’ 보급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실버 마크는 다른 운전자들이 방어운전을 하도록 안내 역할을 한다. 다카마쓰 마사코(高松雅子·78·여) 씨는 “처음엔 창피한 기분도 들었지만 오히려 양보운전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 더 안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에도 불구하고 노인 인구가 워낙 빨리 증가하다 보니 고령 운전자 관리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고령화 비율이 27.6%에 달하는 일본 도야마 시는 예산 문제로 면허 반납 제도 운영 계획을 내년까지만 세웠다. 가사이 미사키(笠井美소) 도야마 시 생활안전교통과 주무관은 “현재 매년 30억 원씩 시 예산으로 지원하다 보니 지방정부 입장에선 재정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매년 노인 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지원 방식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고령 운전자 대책을 시행한 일본이지만 노인 인구가 너무 늘다 보니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도 고령 운전자에게 특화된 면허 반납 및 갱신 제도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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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야마=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출처 : http://news.donga.com/3/all/20161226/820300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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