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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산사(山寺)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지난해 3월 세계유산 등재를 자진 철회한 한양도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서울시 문화본부 관계자는 "올해 3월 시 방침으로 한양도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재추진 결정이 났다"며 "그동안 국내 전문가들과 '탁월한 보편적 가치(이하 OUV)'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지 연구해왔다. 이번주에는 외국전문가들이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자문을 토대로 새로운 OUV 선정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양도성은 태조 5년(1396) 조선왕조 도읍지를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축조한 성으로 공사에는 백성 19만 7400여 명이 동원됐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지만,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하 이코모스)의 사전심사결과 등재불가 판정을 받아 신청을 철회했다.

당시 이코모스는 "한양도성은 다른 도시성벽과 비교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600여년간 유지됐지만 행정적으로만 관리돼 오늘까지 이어진 전통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시와 문화재청은 이코모스 심사에서 등재 불가 판정이 난 유산을 세계유산위원회에 올렸다가 등재되지 못하면 재신청이 불가능해져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냈다가 심사 결과가 좋지 않아 철회한 유산들은 가장 기본단계인 잠정목록에 올라가 지위만 유지하게 된다.

목록 단계에 있는 유산은 문화재청이 아닌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한다. 문화유산 관리를 위임 받은 지방자치단체가 세계 유산 등재를 추진하면 문화재청이 총괄한다.

시는 올 하반기 문화재청의 '우선등재목록선정'을 시작으로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재추진한다.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등재 후보선정사업은 2년에 걸쳐 이뤄진다. 문화재청은 내년 7월 등재신청 후보 1차 선정을 진행한 후 2020년 7월 등재신청 후보를 최종 선정한다.

문화재청의 심의를 통과한 후보지 1곳은 이코모스와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시는 사적으로 지정된 한양도성 구간 중 73%에 대한 복원을 완료했으며, 추가 복원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원형을 되살려 복원하기 쉽지 않고,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내부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동구간, 장충동구간, 흥인지문구간 등의 멸실 구간에 대해서는 탐사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며 "문화재가 발굴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들어선 수십층의 빌딩들을 철거할 수 없기 때문에 복원 작업은 따로 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심사 과정에 있는 문화유산은 한국의 서원, 가야고분군, 한국의 갯벌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중이라고 알려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나 궁예도성 등은 아직 잠정목록에도 들어와 있지 않다"며 "심사 신청서를 받아 심의 여부를 결정하는데, 공식적으로 업무협의가 들어온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