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짤닷컴

본문 바로가기

"한국 고유 미의식 알려, 우리얼 되찾는 문화독립 이뤘으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웃짤닷컴 작성일 18-06-26 08:26 조회 281

본문

"한국 고유 미의식 알려, 우리얼 되찾는 문화독립 이뤘으면"

"지금은 경제위기가 아니라 문화위기다. 물질과 돈에 정신을 내준 셈이다. 우리는 우리 것을 너무 폄훼한다. 우리 얼을 되찾아야 한다. 그 방법은 문화의지와 미의식을 회복하는 것, 이것들이 담긴 문화물을 접하고 우리 정서로 체화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고유한 미의식을 통해 신명나는 문화독립운동을 펼치고 싶다'는 최광진 이미지연구소 소장(사진)의 얘기다. 그가 최근 '미술로보는 한국의 미의식 1-신명편'(미술문화)을 펴냈다. 앞서 최 소장은 지난 2015년 출판된 저서 '한국의 미학'을 통해 서양, 중국, 일본과 한국의 미학을 비교하며 민족마다 문화적 정체성이 다른 이유를 '문화의지'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바 있다. 문화의지는 각 민족의 문화정체성을 규정하는, 특히 시대, 환경의 변화에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특성이다. 이번 책에서 그는 한국인의 문화의지를 표상하는 신명, 해학, 평온, 소박 중 '신명'을 미학적 관점으로 소개했다.

지난 20일 서울 세종대로 인근 한 커피숍에서 최 소장을 만났다. 그는 이번 책의 주제인 '신명'에 대해 "몸이 굳어지면 아프고, 생각이 굳어지면 고통스럽다. 우리가 오래전부터 받아들인 천지인 사상이 전하고 있는 것처럼 지금 땅(물질)의 속성이 강해진다는 것은 정신을 회복해야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완하고, 풀어주는 '신명'과 같은, 한국인의 뿌리 깊은 미의식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신명이란 말 그대로 신(정신)을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신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한국인의 의식 속에 '신(神)'이란 엄숙하고 거룩한 존재라기 보단 가까이서 교류하고 인간의 맺힌 한과 갈등을 풀어주는 존재다. 이는 고구려 동맹, 동예의 무천 등 하늘을 숭상하는 고대 제천행사나 무속신앙의 전통이 있는 뿌리깊은 미의식과 연관돼 있다. 최 소장은 "신명을 일으키는 힘은 춤과 음악에 있는데, 이것은 훈련된 기교나 기술이 아닌 자연스러운 움직임, 즉흥적이고 리듬에 맞춘 팽창과 수렴의 반복에 있다"고 했다.

"한국 고유 미의식 알려, 우리얼 되찾는 문화독립 이뤘으면"

한국미술에서 신명은 고구려 고분벽화인 진파리 1호분의 현무나 오회분 5호묘의 신선도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유연하고 생동감있는 선들, 꿈틀대는 생명력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몸체가 한데 섞인 도상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한국 미학에 자리잡고 있었다. 최 소장은 "서양에서는 현대에 들어서야 고흐나 샤갈 등 작가들이 사물의 외면이 아닌 내면을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미 우리에겐 수 천년 전부터 지니고 있던 미의식"이라고 했다.

'신명'을 작품으로 승화한 우리네 현대미술 대표작가로, 최 소장은 지금은 작고한 박생광, 천경자, 백남준 등을 꼽았다. 불화와 무속화를 연상케하는 작품들로 국내 미술계를 주목하게 한 박생광은 굿과 탈춤, 불교에 강하게 영향을 받은 이였다. '그대로'라는 그의 호에서도 그의 자유분방함과 여유, 무소유 등을 유추할 수 있다.

최 소장에게 천경자 화백은 특별한 인연이다. 1995년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천경자 회고전의 큐레이터를 맡으면서, 그는 작가와 오랜기간 친분을 유지했었다. 천 화백 사후, 그는 미인도 위작논란에서 증인으로 나섰으며, 2016년에는 '천경자 평전'을 펴내기도 했다. 이번 신간에서 최 소장은 천 화백을 '잔시의 역경과 한을 예술로 승화한' 화가로 소개하며, "멕시코 여류화가 프리다가 실존주의자이고, 고갱이 원시성을 동경한 낭만주의자라면, 천경자의 예술세계는 자신의 실존적 고통과 낭만적 환상을 공존시키는 실존적 낭만주의를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이 한국 미학과 미술에 대한 연구를 집중해 온건 벌써 십수년 전이다. 그는 사실 공대를 나왔지만, 그의 인문학적 감수성은 그를 결국 미술이란 세계로 이끌게 했다. 늦깎이로 홍대 예술학과를 진학한 게 그의 나이 스물 일곱때였고, 1992년부터 1999년까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이후엔 박사과정에 진학해 홍대 1호 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는 늘 서양미술에 치우쳐진 공부를 해왔기에, 동양미술 특히 우리 한국미술과 미학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또한 동양미술이라 해도 중국과 일본 미술과 관련한 자료들이 대부분이었다. 최 소장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넘게 한국 미학을 연구하면서, 그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돈 안되고, 대중에게는 관심을 받기 어려운 분야지만 앞으로 50년, 100년을 바라보고 글을 쓴 것"이라며 "여전히 한국화, 한국미학을 이야기 하는 교육이 부재하고, 오히려 제도권에 속한 화가들이 아닌, 아웃사이더가 국제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민속과 우리 역사에 열정을 쏟아부은 백남준과 같은 인물이 바로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이미지연구소를 열어 기호학, 생태학, 포스트모더니즘, 동서미학, 창작론 등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한국미학에 대한 연구와 시대정신, 예술의 길을 모색하는 강좌들을 10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최 소장은 "한국인의 고유한 미의식을 담긴 문화물들을 접하고 체화하는 일이 우리의 문화의지를 회복하는 데 절실하다. 우리 얼, 정신을 찾아가야 남북이 언젠가 함께 될 날 서로 더 화합할 수도 있다"며 "문화독립운동으로 한국 미학 연구를 지속할 것이다. 앞으로, 이 책의 후속작 '해학', '평온', '소박'편이 나와 시리즈 네 권의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유머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3275웃짤닷컴1602002-21
83274웃짤닷컴1285002-21
83273웃짤닷컴1415002-21
83272웃짤닷컴1410002-21
83271웃짤닷컴1324002-21
83270웃짤닷컴560002-21
83269웃짤닷컴523002-21
83268웃짤닷컴545002-21
83267웃짤닷컴517002-21
83266웃짤닷컴571002-21
83265웃짤닷컴450002-21
83264웃짤닷컴498002-21
83263웃짤닷컴428002-21
83262웃짤닷컴479002-21
83261웃짤닷컴485002-21
83260웃짤닷컴415002-21
83259웃짤닷컴477002-21
83258웃짤닷컴420002-21
83257웃짤닷컴472002-21
83256웃짤닷컴509002-21
83255웃짤닷컴354002-21
83254웃짤닷컴402002-21
83253웃짤닷컴399002-21
83252웃짤닷컴398002-21
83251웃짤닷컴394002-21
83250웃짤닷컴445002-21
83249웃짤닷컴437002-21
83248웃짤닷컴439002-21
83247웃짤닷컴440002-21
83246웃짤닷컴514002-21

Copyright © 코리아탑걸 All rights reserved.